여자축구 저변 확대 정책, 드래프트 도입부터 예산 83억원까지

이 글에서는 여자축구 저변 확대를 단계별로 차근차근 정리했습니다.

여자축구 관련 글을 검색하다 보면 유망주 개인 소개나 포지션별 평가, 학교 체육 이야기는 자주 보이지만, 정작 이 판을 실제로 키우고 있는 협회와 연맹의 정책·투자 움직임을 정리한 내용은 찾기 어렵습니다. 최근 한국여자축구연맹(KWFF)과 대한축구협회(KFA)가 잇따라 내놓은 발표를 보면, 여자축구 저변 확대가 막연한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제도 변화와 예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자축구 저변 확대 — 한국여자축구연맹이 밝힌 10년 로드맵 'W-Project'

한국여자축구연맹(KWFF, WK리그 운영 주체)은 2025년 9월 1일 '2035년까지 한국 여자축구 100% 성장'을 목표로 내건 10개년 로드맵 'W-Project'를 발표했습니다(한국여자축구연맹 보도자료). 저변 확대, 구조 혁신, 여성 리더십 강화, 홍보 역량 강화, 사회공헌이라는 5개 축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실제 선수 육성 구조와 관련된 두 축이 눈에 띕니다.

저변 확대 – 생활체육 대회와 방과 후 프로그램

연맹은 방과 후 축구교실과 축구 페스티벌 같은 생활밀착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2026년부터 여자축구 생활체육 동호인 대회의 기반을 만들 계획입니다. 이어 2030년까지는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눈 권역별 리그를 신설한다는 일정도 함께 제시됐습니다. 지금까지 여자축구 저변 확대가 개별 동호회나 학교 단위의 산발적인 활동에 머물렀다면, 이 계획은 전국 단위 대회 체계를 만들겠다는 점에서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WK리그 구조 개편 – 드래프트 제도와 팀 확대

실업 최상위 리그인 WK리그에도 변화가 예고됐습니다. 2026년부터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 제도가 시행되고, 현재 8개 구단 체제인 WK리그는 2035년까지 10개 구단으로 늘어날 예정입니다. 드래프트 제도 도입은 그동안 구단별 개별 스카우트에 의존하던 신인 선발 방식이 표준화된 절차로 바뀐다는 의미이므로, 유망주를 꿈꾸는 선수와 학부모 입장에서는 앞으로 어떤 경로로 프로 무대에 진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기준이 하나 더 생긴 셈입니다.

유소년팀 의무화 일정

구단 운영 구조 쪽에서는 유소년팀 의무화 일정도 명시됐습니다. 2027년까지 U12, 2030년까지 U15, 2033년까지 U18 유소년팀을 의무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단계적 계획입니다. 대학부 WU리그 운영과 함께 '코리아컵' 신설도 로드맵에 포함돼 있는데, 이 대회는 뒤에서 살펴볼 대한축구협회의 예산안에서도 함께 확인됩니다.

대한축구협회의 2026년 투자와 신설 대회

대한축구협회는 2025년 12월 23일 발표한 2026년도 예산안(총 1,387억원)에서 생활축구 활성화 및 저변확대 사업에 약 83억원을 배정했다고 밝혔습니다(대한축구협회 보도자료). 전체 저변확대 예산 중 여자축구만 따로 떼어낸 금액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 예산안과 함께 여자부를 겨냥한 신설 대회 두 개가 구체적으로 발표됐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입니다.

코리아컵 – WK리그와 대학부가 함께 참가하는 새 대회

'W코리아컵'이 2026년 신설되며, 원년에는 WK리그 8개 팀과 대학부 7개 팀 등 총 15개 팀이 참가합니다. 협회는 향후 성인 및 대학 동호인 팀까지 참가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업팀과 대학팀이 한 대회에서 맞붙는 구조는 그동안 분리돼 있던 엘리트 레벨 간의 실전 경험 기회를 늘린다는 점에서, 앞서 살펴본 W-Project의 '코리아컵 신설' 계획과 같은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더 에이트(THE 8IGHT) – 아마추어에게 열린 8인제 챔피언십

여자부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한 전국 규모 8대8 대회 'THE 8IGHT KFA 위민스 챔피언십'도 2026년 처음 열립니다(뉴스핌 보도). 국제축구연맹(FIFA)의 여자 축구 발전 프로그램(Women's Football Development Programme) 후원을 받는 이 대회는 총 34개 팀이 참가하며, 대전을 시작으로 권역별 예선을 거쳐 수도권 상위 4개 팀과 강원·충청·전라권 상위 2개 팀씩 총 10개 팀이 11월 7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리는 챔피언십에 진출합니다. 경기 방식은 전후반 25분씩으로, 정식 축구보다 진입장벽을 낮춘 것이 특징입니다.

참가 자격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소속 팀이 없어도 해당 권역에 거주하는 여성 12명 이상을 모아 등록하면 단일팀은 물론 연합팀으로도 참가 신청이 가능합니다.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거나 새로 팀을 꾸리려는 독자라면, 이런 전국 규모 대회가 매년 정례화될지 지켜볼 만한 사례입니다.

이 흐름이 저변에 실제로 의미하는 것

두 기관의 발표를 함께 놓고 보면 공통된 방향이 보입니다. WK리그 팀 확대나 드래프트 제도처럼 상위 리그의 구조를 바꾸는 조치와, 생활체육 대회·아마추어 챔피언십처럼 저변을 넓히는 조치가 같은 시기에 함께 추진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유소년팀 의무화 일정(2027 U12, 2030 U15, 2033 U18)이 실제로 지켜진다면, 지금 초등·중학교 연령대의 선수들이 성인이 될 무렵에는 구단이 운영하는 유소년 시스템을 거쳐 프로 무대로 올라가는 경로가 지금보다 표준화돼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이런 로드맵과 예산안은 발표 시점의 계획이며, 2030년 권역별 리그나 2033년 유소년팀 의무화처럼 먼 미래의 항목일수록 실제 이행 여부는 매년 나오는 후속 발표를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지금 시점에서 분명한 사실은 2026년부터 시행되는 드래프트 제도, W코리아컵, THE 8IGHT 세 가지이므로, 이 대회들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가 이후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가늠하는 첫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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